2010년 3월 15일 월요일

유토피아라는 이름의 정신병원

조지 오웰의 <1984>의 오세아니아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서 그리는 세계는 획일화되고 분업화된 계층사회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멋진 신세계>의 사회는 오세아니아와 달리 증오와 감시에 기반을 둬 사회를 유지하지 않는다. 멋진 신세계는 유전자 조작과 극도의 쾌락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회다. 이 사회는 무서운 사상경찰이나 폭력 대신 소마라는 한 줌의 쾌락을 통해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모든 종류의 괴로움을 없애준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통해 문명의 발달이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멋진 신세계>의 세계는 모두가 행복해야만 하는 세계, 즉 "불행해질 권리"가 없는 세
를 추구하고 있다. 또 유전자 조작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모두의 욕구를 만족시킨다. 그러나 이 세계는 인간의 정신을 하나의 목적을 위해 고치려는 점에서 정신병원과 같다. 이 세계의 성원들은 아기와 같은 수준의 만족감만을 추구하고, 고도의 정신활동을 누릴 능력과 자유가 결핍되었다. 야만인 보호구역을 둘러싼 철책은 사실 문명국을 가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댓글 8개:

  1. "불행해질권리"가 없는 세상...

    정신병원이라는 발상과 또 우리가 철책에 둘러쌓여 있다는

    생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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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멋진 신세계에서 진정한 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들 것 같아요.. 정신병원에 묘사하신 것은 신선한 표현인 것 같아요. 자신들이 환자라는 사실은 아마 모르고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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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신병원은 요즘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요소로 등장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많이 사례로 쓸수있는 소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도 적절하게 쓰인것같네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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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야만인 보호구역을 둘러싼 철책은 사실 문명국을 가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표현이 참 인상깊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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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제목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 부분이 잘 정리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결론 부분 뿐만 아니라 내용부분도 많이 활용해서, 내용을 잘 전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용부분이 사실 많이 늘어진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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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반어적인 제목. 확 와닿네요. 모두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쾌락에 물들게해서 미치게 하는,,, 정신병자는 자신이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것을 모르듯이 역시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도 자신들이 미친 것을 모른채 존을 미친사람 취급하지요. 멋진 제목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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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구영이가 뛰어난 발상력을 지니고 있구나. 특히 마지막 문장은 압권이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단다. 교도소의 높은 벽은 교도소라고 불리는 작은 감옥의 벽이지만 거꾸로 세상이라는 큰 감옥의 벽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프랑스이 철학자 미셀 푸코는 그런 쪽으로 탁월한 상상을 제시해 주었지. 파노티콘도 그의 손으로 되살아난 개념이고. 어떤 학자들은 질병 전체가 그렇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 적어도 정신병은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질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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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생각났습니다. 성소수자 문제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수적인 반응을 보면서 '정상인'을 규정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가끔 느껴요. 다름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드리는 사회과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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