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학우들이 쓴 글을 읽기 전에 내 글부터 확인해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을 고백해야겠다. 10분만에 쓴 글이란 것을 참작하고라도, 오자와 비문이 많고 어색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부끄러운 글이다. 그러나 남의 생각이 아닌 내 생각이 담긴 글이라는 점에선 떳떳한 글이기도 하다.
나에게 글쓰기는 언제나 어색한 일이었다. 그동안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것은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에 들어오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다 리포트를 제출해야 할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쓴 글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오곤 했다.
그러던 나에게 이번 글쓰기는 여러모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우선 다른 누구의 생각도 아닌 자기 자신의 생각을 써야만 했다. 10분이라는 시간 안에서 내가 배운 지식을 끌어내 내 의견을 덧붙여야 했다. 또, 다른 학우들이 쓴 글과 내 글을 비교해 평가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주로 나와 상관이 없는 지식인이 쓴 글이나 매쓰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정보에서 의견을 얻어 가곤 했다. 그러다가 나와 수평적 관계에 있는 학우들의 글을 읽고 또 생각을 주고받는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목소리가 아닌 내 옆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집단지성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우들의 글에서 집단지성의 미래와 영향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의 사회는 언제나 소수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에서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집단지성은 기존의 수직적 사회 구조를 크게 흔들어 놓고 있다. 소수의 엘리트가 독점하던 지식 생산과정에 대중의 몫이 커지고 있다. 대의민주주의가 가진 한계를 시민 참여를 통해 극복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집단지성이 가져오는 미래에 기대를 품을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그동안 배운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수평적 사회 변화의 첨병이 아닌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앞으로의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선덕선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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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종강이다. 사실 별 기대 없이 시작한 수업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배운 지식도 지식이지만 사회를 읽는 나만의 시각이 생긴 것 같다면 너무 거만할까? 게으른 내가 모처럼 열심히 참여한 수업이라 마지막이 아쉽고 또 섭섭하다. 다음 학기에 교수님과 친구들의 밝은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야 방학이다!
글을 진짜 시원시원하게 쭉쭉 읽어내려갈수있었어요
답글삭제많이 친해지진 못했지만,
한학기동안 수고많이하셨어요!!!
구영아, 내 대신 마무리 글을 올려주었구나. 학기초에 좀 삐닥하던 너의 모습이 기억난다. 후반에 오면서 네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서 보기가 아주 좋았다. 열심히 읽고 쓰고, 영어 공부도 적극적으로 하기 바란다.너는 훌륭한 사회비평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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