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7일 일요일
과제
내가 <2084>라는 SF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1984>에서 프롤(일반 대중들)들이 원하지 않고 감시를 당했던 부분을 그것이 하나의 쾌락이 되어 스스로 즐기게 된다고 바꾸겠다. 그리고 빅브러더 또한 대중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어 지배하는 내용으로 바꾸고 싶다. 그에 따라 텔레스크린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스미스와 달리 텔레스크린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마치 벤담이 고안한 판옵티콘 처럼 그들 스스로가 감시를 원하기 때문에 아무도 권력에서 벗어나거나 대항할 생각 따위를 하지 않는 설정을 하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스미스 말고 줄리아를 실천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싶다. 항상 영웅이 남성인 것을 새롭게 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고,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에게도 신선한 경고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1984>의 결말은 결국 스미스와 줄리아 모두 빅브러더에게 굴복된 모습이지만 <2084>에서는 둘 모두 그런 위기상황에 놓이지만 역시 줄리아만은 결코 끝까지 굴복하지 않은 채로 희망을 주는 결말을 만들고 싶다. 사실 대중들이 감시받는 것을 쾌락으로 느낀다는 설정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풍자 소설로 그려내고 싶은 의도다. 그러한 무비판적이고 무상한 때가 오기 전에 모두가 분발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쪽으로 이끌어 내고 싶다. 얼마 전 미네르바 사건이 <1984>를 읽으면서 떠오르면서 몸서리쳐질 정도로 소름끼쳤다. 사실 아직 무엇부터 내딛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무언가 만약이라도 이러한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함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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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에 멋진 제목을 붙여주면 좋겠구나.
답글삭제줄리아가 적극적인 여성이 되었네요. 희망적으로 끝나서 기분이 좋네요.
답글삭제줄리아와 스미스 둘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오브라이언은 이중간첩같은 사람이엿지만 실제로 반동세력이면 애정부에서 탈출을 도와주는 등 그런식으로하면 더 재밋을꺼 같기도합니다
답글삭제주희야, 네가 가장 먼저 글을 올렸구나. 그런데 책을 좀 서둘러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1984년>에서 프롤은 거의 감시조차 받지 않는 존재이다. 감시의 주요 대상은 당원들이다. 그런데 빅브라더가 직접 선거로 뽑히고 줄리아가 영웅적 저항을 한다는 구상은 대단히 참신하다. 하지만 빅브라더는 어느 특정 개인(대통령이나 독재자)을 가리킨다기보다 국가에 대한 은유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수고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과제를 올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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